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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21.04.13 수술 후기 <1>

수술 후기 <10>

in the cloud 2021. 4. 13. 11:47


*퇴원 이후

- 퇴원 3일차에 퇴원 후 포비돈스틱으로 첫 드레싱을 했다. 당연히 내가 한건 아니고 요즈음 노고가 큰, 우리집 사는 애가 도와주었다.


느낌적 느낌일뿐이지만, 회복은 잘 되고 있는 것 같았다.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사람 불안하게 배가 쿡쿡 쑤시던 것도 사라졌고, 인튜베이션 때문에 난 기스로 인한 목아픔 증상도 사라졌고, 한참 괴로웠던 가래 끓는 증상도 괜찮아졌다.

- 수술 날짜로부터 약 일주일 후에 외래 진료를 갔다. 수술 부위 통증은 이때쯤엔 거의 없었다. 이날 조직검사 결과를 들어서 악성종양이 아니라는 확인을 최종적으로 들었고 앞으로의 자궁내막증 치료 방향에 대해 교수님과 상의했다. 초음파 검사는 따로 하지 않았고, 수술 부위가 잘 아물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드레싱을 했다. 유착 여부에 대해서도 여쭤봤는데 일단 이번 수술을 하면서 보이는 유착은 없었다. 다만 개복수술보다는 덜하지만 복강경수술의 경우에도 수술의 여파로 추후 유착이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도 안내 받았다.

나는 치료 방향에 대해 아직 확실히 마음을 정하지 못해서 조금 생각해본 후 한달 후로 다시 외래를 잡고 진행하기로 했다.

- 가스통증은 전혀 없었고, 퇴원 후에도 5일 정도는 예고 받은대로 약간의 출혈이 있었다. 5일 후부터는 없어졌다. 수술 후 딱 3주가 지난 현재 수술 부위는 잘 아물어서 딱지가 생겼다.

- 수술 직후엔 복부는 당연하고 전신에 붓기가 좀 있었는데 일주일쯤 되자 붓기가 눈에 띄게 빠졌다. 지금은 배가 쏙 들어갔다. 배변활동엔 문제가 없는데, 나는 금식을 너무 길게 해서 그런가 먹는 양도 식욕도 많이 줄었다. 원래 먹던 양의 1/3 내지 1/2 밖에 못 먹는듯. 종양 크기도 커서 그런지 체중은 6kg 가까이 줄었다.

- 다만 체력이 많이 떨어진게 체감된다. 지금은 수술 직후보다는 나은데 여전히 가끔은 낮잠도 자 줘야하고 조금 움직이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쉬어줘야 한다. 수술 전에 러닝이나 필라테스 같은 운동을 거의 매일 했었는데도 불구하고, 체력저하가 이렇게 단시간에 체감되는 것도 처음이다. 아마 못 먹어서 더 그런 것 같다. 그래도 차차 나아지겠지.

- 코시국이라 병원 내 이동은 매우 제한돼있었다. 면회는 당연히 안되고, 지정보호자 1인만 병동에 상주할 수 있었고 중간에 보호자 교체도 안 됐다. 환자의 층간 이동은 금지됐고 보호자는 출입증을 받아야 주차장이든 지하 편의시설이든 이용할 수 있었다. 불편시국에서 1등 보호자로 활약한 우리 집 애한테 진짜 잘해줘야겠다. 병원에도 못 와보고 맘 졸인 엄빠 속도 이제 썩이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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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기 <9>

in the cloud 2021. 4. 13. 11:39


2021년 3월 26일

<입원 6일차: 드디어 퇴원!!>

아침은 일반식이 나왔고 오전 9시쯤 드레인(배액관)을 제거했다.

수술 부위가 생각보다는 덜 아팠던 것에 비해 생각보다 헉했던 순간은 배액관 제거할 때였다. 주치의쌤이 “좀 아프실 수 있어요”라고 한 것과 달리 아픈 게 아닌 생전 처음 느껴보는 종류의 감각이었다. 뱃가죽의 어느 한 점을 향해 내장을 건드리며 훑어내는 느낌이랄까...? 생각보다 그 느낌이 오래 지속되길래 실눈을 뜨고 아래를 슬쩍 봤는데 주치의쌤이 여전히 관을 슬슬 천천히 당기고 있길래 다시 눈을 질끈 감았다(빨리 당기면 드레인 관이 배 안에서 끊어지는 사태가 날 수 있다고 함). 배액관 빼고 드레싱을 하면서 병원에서의 모든 처치가 마무리 됐다.

배액관 뺀 후에 스태플러로 찍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는데, 내 경우엔 안 찍었다. 대신 고정용 테이프를 붙여주시고 그 위에 방수패치를 붙였다. 해프닝이 있었는데, 드레인 뺀 부위에서 난데없이 핏물이 조금 비쳐서 방수패치 위로도 보였다. 간호사 선생님한테 말씀 드렸더니 “주치의 선생님이 보실건데 어쩌면 그 부분만 ‘한땀 떠야’ 할 수도 있어요”라고 해서 급쫄았다. 다행히 드레싱해주신 주치의 선생님이 다시 처치실로 불러서 부위를 다시 살피고 테이프 새 걸로 다시 붙인 후에 그 위에 방수패치 붙였더니 핏물은 멎었다.

아, 방수패치는 복강경 수술시 쨌던 다른 수술 부위 두 곳에도 같이 붙여주셨다.


수납 문자를 받은 후에 보호자가 수납을 했고, 간호사선생님이 오셔서 퇴원 후 생활에 대해 안내를 하고 외래 진료일을 알려주셨다.

병동에 계신 선생님들께 인사를 한 후에 퇴원을 했다.

꼭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만 앞으론 정말 아프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허수영 교수님, 김세진 선생님을 비롯한 의사쌤들, 간호사쌤들이 다 너무 좋으셨던 덕에 갑자기 닥친 입원 및 수술을 겪고도 잘 이겨낼 수 있었다. 허수영 교수님은 외래 때부터 궁금한 내용들 다 알려주시고 질문에도 대답을 정말 친절+상세+명쾌하게 해주셨다. 잘 낫고 있는 걸 보니 수술도 아주 잘 해주신 것 같다.

병원에도 못 와보고 마음고생한 엄빠한테도 효도하고 입원기간 동안 같이 감금돼서 고생한 우리집 애한테도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을 아주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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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기 <8>

in the cloud 2021. 4. 13. 11:27


2021년 3월 25일

<입원 5일차: 수술 다다음날+퇴원 실패>

새벽에 잰 체온도 정상이었고 가스통증도 없었고 수술 부위 통증도 심하지 않아서 몸이 상당히 가벼워졌다. 다만 새벽에 오신 간호사 선생님께서 피주머니 양이 조금 많다는 얘길 스치듯하셨는데, 전날 운동을 많이하면 조금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이셔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전날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당연히 이날 퇴원할 줄 알고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짐도 모두 싸뒀다.

그런데.... 아침 8시반쯤 주치의 선생님이 오시더니 배액관에서 핏물이 아직 많이 나와서 퇴원을 하루 미뤄야할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주셨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피주머니를 비우시면서 양을 체크하고 교수님이 그 추이를 보면서 퇴원을 결정하신다고 한다. 배액관을 빼도 핏물이 살짝 나는 정도는 그냥 몸 안에서 흡수되는데, 나처럼 많이 나오는 경우엔 배액관 뺀 구멍 틈으로 핏물이 계속 샐 수 있다고 하셨다. 따라서 교수님이 퇴원을 보류하신 거였다.

많이 걸어서 안 나올 피가 더 난건 아니고 어차피 나올 피가 나오는 거라고도 하셨다.

다소 허무하게 아침식사를 했다. 이때부턴 보호자식과 같은 일반식이 나왔다. 여전히 입맛은 없었다(그리고 이 글을 쓰는 2021년 4월 13일 오전 현재까지도 입맛이 돌아오지 않았다).

아침식사 후에는 수액을 빼면서 무통주사도 제거했다. 무통 빼고나서 혹시 수술 부위 아플까봐 걱정했는데 이렇다할 통증은 딱히 없었다. 계속 걷기 운동은 하라고 하셔서 열심히 걸었다. 체력이 떨어진건 체감이 됐다. 병동 한바퀴를 도는데 숨이 차서 다시 들어가서 꿀잠을 한참 자야 회복이 될 정도였다.

그런데... 딱 퇴원 연기 통보를 받고나니깐 거짓말처럼 피가 거의 안 나왔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혹시 오후 퇴원 가능할지 교수님께 문의해드릴지 물어보셨는데, 불안해서 그냥 다음날까지 있겠다고 했다.

저녁 때 한일전 축구를 틀었는데 정말 못하더라. 혈압 오르면 출혈 생길 수 있다는 의사 친구의 농반진반 조언을 들었다.

그렇게 또 하루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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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기 <7>

in the cloud 2021. 4. 13. 11:21

2021년 3월 24일

<입원 4일차: 수술 다음날>

다음날 아침부터 물을 마시게 되자 컨디션이 급격히 좋아지기 시작했다. 오전 9시쯤 폴리카테터(소변줄)를 빼주셨는데 많이 아프진 않았다. 2시간쯤 지나서 소변도 제대로 봤다. 이때쯤 열도 36.7도 정도로 떨어졌다.

오전 11시부터는 병실 안을 조금씩 걸어다니기 시작했다. 배가 땡기긴한데 허리를 못 펼 정도는 아니었다.

점심으로는 쌀알 형체가 없는 미음, 계란찜, 동치미 국물 등 유동식이 나왔다. 기운이 없긴 했는데 배가 고프진 않았고 거의 먹히진 않았다.

점심 식사 후엔 복도 밖으로 나와서 한시간에 한번씩 8층 병동을 돌았다.

회진 때는 종양의 크기가 매우 컸으며, 그 정체는 다행히 악성 종양은 아닌데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초콜릿종양인 것으로 보이고 물혹 안에 초콜릿 종양이 들어가 있어서(?) 초음파상 악성종양에 나타나는 격벽으로 보였을 거란 얘기를 들었다. 그 외에도 작은 물혹과 자궁근종 등이 있어서 모두 제거했다는 결과를 전달 받았다.

경과가 괜찮은 것 같으니 다음날 퇴원할 수 있겠다는 얘기를 들었다(반전이 있다ㅠ). 다만 오후가 되도록 가스가 안나와서 간호사 선생님께 여쭤보니 보통 수술 다음날 저녁때쯤 가스가 많이 나온다고 하셨다. 열심히 병동을 돌았더니 저녁 때쯤 가스가 나왔다.

저녁 식사는 쌀알 형체가 있는 죽이 나오긴 했는데 역시 넘어가질 않았다. 간호사 선생님께 물어보고 쁘*첼 푸딩과 주스를 대신 먹었다. 역시 사제가 맛있었다.

제법 정신을 차리고 엄마랑 통화도 하고, 외국에서 와보지도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른 아빠랑 보이스톡도 하고, 친구들이랑 낄낄거리며 카톡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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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기 <6>

in the cloud 2021. 4. 13. 11:17

2021년 3월 23일

<입원 3일차: 대망의 수술 당일>

오전 4시쯤 일어나 좌약 관장을 한번 더 했다. 간호사 선생님이 전날 주고 간 포비돈스틱으로 배꼽 수술 부위를 한번 소독한 후에 다시 비몽사몽이었다. 전날 받은 압박스타킹을 신고 7시반에 수술대기실로 올라갔다. 간단한 인적사항 확인 등을 했다.

배정된 수술방에서 앞서 진행된 수술이 늦게 끝나서 대기실에서 한시간 반 정도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대기실은 몹시 춥고 으슬으슬했고 어수선한듯 조용했다. 이때가 제일 긴장되면서 심란했다. 누워있는 동안 어느 방에선가 집도의가 나와서 보호자와 스피커폰으로 대화하는 통화를 들었다. 예전엔 보호자 대기실로 의료진이 나가서 말해줬을 것 같은데, 이제는 보호자가 병원 내 이동을 못하므로 스피커폰 통화를 한 것 같다. 안타까운 통화 내용을 들으며 수술 중 보호자가 호출되는 일이 부디 없길 기도했다.

기다렸다가 실려간 수술방 침대는 생각보다 굉장히 좁았다. 얼굴 위로 가스 냄새 나는 마스크가 다가오더니 마취과 교수님이 “마취시작합니다. 하나 둘” 숫자 세는걸 다 못 들었는데 꼴까닥.

다음 순간은 회복실에서 “추워요 아파요”를 외치며 깨어났다. 알고보니 예상 수술시간보다 몇시간이 더 흘러있었다. 깨어나서 병실에 실려온게 어렴풋이 생각이 나는데 디테일은 기억이 안 난다.

병실에 온 시점부터 점차 선명하게 기억나는데 4시간 동안 흐려지는 의식과 싸우면서 심호흡을 해대고 쪼그라든 폐를 돌려놓기 위해 ‘공 부는 기구’를 불어댔다. 간호사 선생님이 코로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2-3초 후에 입으로 길게 내뱉으라고 알려주셨다.

열심히 심호흡과 폐운동을 하고 나면 입이 다 말라버리는데 물은 다음날 아침까지 못 마시므로 바싹 타는 갈증이 엄습했다. 갈증에 기도삽관 상처 때문에 목이 너무 아프니깐 생수 가글까진 해도 된다는데 잠시 입안에 머물다 빠져나가는 물이 너무나 달달했다. 총 입원기간 중에서 수술 직후부터 물 마시기 허락 받기 전까지가 제일 힘들었다.

배가 아프긴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아프진 않았고 아주 아픈 생리통x2 정도였던 것 같다. 물론 그러다가 마취의 여파로 가래 낀 기침이라도 하는 순간엔 정말 으악 소리나게 아팠다.

다행히 난 PCA 부작용은 전혀 겪지 않았다. 무통주사는 정말 위대한 발명품이다. 그렇다고 계속 자동으로 들어가는 것 외에 PCA 스위치를 추가로 많이 누르진 않았다.

그런데 수술 중에 머리에 피가 몰린 건지 머리에 뭔 충격이 있었던건지 두피통증이 진짜 심각해서 얼음찜질을 하고 나서야 간신히 잠이 들 수 있었다. 난 이게 수술 부위보다 더 아팠다. 밤에는 37.4도 정도의 미열이 있었다.

수술 당일 저녁 교수님 회진 때는 수술이 잘 됐고 간이 조직검사 결과 악성 종양이 아닐 가능성이 크므로 복강경으로 그대로 진행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종양이 자라지 않은 쪽 난소는 수술시 아예 건드리지 않았고 종양이 있는 쪽 난소도 적출하지 않은 채 살렸다.

큰 시름을 내려놓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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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기 <5>

in the cloud 2021. 4. 13. 11:04

2021년 3월 22일

<입원 2일차: 금식 계속 및 장 청소 시작>

전날 밤부터 시작된 금식이 계속됐고 항생제 반응 검사를 했다. 조금 따끔했다.

아침 8시쯤 장청소를 위한 약물 복용이 시작됐다.

코리트산 가루약 8포를 1포당 500ml 생수에 타서 쉐킷쉐킷한 액체를 30분마다 마셨다.

찬물에 타서 빨대로 빨리 쭉 빨아먹어야 덜 힘들었다. 총 4리터를 4시간 안에 다 마셔야하는건데, 처음 두번째 먹을 때까진 괜찮은데? 하다가 세번째부터 슬슬 힘들기 시작했다. 화장실 들락거리는건 괜찮았는데 정말 배부르고 역해서(레몬향 나는 찝찌름한 이온음료 느낌이라 액체 자체가 역하긴보단 배불러서 토나오는 느낌) 역류하는 느낌을 참을 수가 없었다. 5,6병째엔 헛구역질하면서 이거 꼭 8병 다 마셔야하냐고 물어봤다(다 먹어야 함ㅠ). 몸에서 이미 많은게 빠져나간 7,8병째가 되자 그래도 마실만해졌던 것 같다. 12시쯤 장청소가 대충 끝나면 온몸에서 액체와 함께 정신머리도 함께 빠져나간 듯한 상태가 된다. 이날 딱히 더 할건 없기 때문에 계속 자다깨다를 반복했다.

오랫동안 굶으니깐 먹고 싶은 것들이 잔뜩 생각나서 생각날 때마다 내가 불러주고 남편이 메모해뒀다. 이날 하루종일 틈틈이 중국계 프랑스 소설가 샨사가 쓴 ‘바둑 두는 여자’를 읽었다. 심지어 이 소설책에서조차 배고픔을 자극하는 페이지가 나왔다.


작가는 프랑스인, 책 배경은 1930년대 만주국이고 남주는 일본인 여주는 중국인인데 뜬금없는 냉면공격. 리스트에 우래옥 냉면을 추가했다.

오후에 회진 오신 교수님께 수술 안내를 듣고, 주치의인 레지던트 선생님한테도 듣고 마취과 선생님도 와서 마취 안내를 한번 더 들었다. 수술 부위에 마크도 했다. 오후 늦게야 다음날 수술 시간이 나왔던 것 같다. 다음날 이른 아침이었다.

밤 늦게 수술복으로 갈아입었다. 잘 자야하는데 잠이 잘 오질 않았다. 잠이 들었는데 계속 꿈을 꾸었다. 기억나지 않는 장면들이었지만 깨고 나니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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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기 <4>

in the cloud 2021. 4. 13. 11:00

2021년 3월 21일

<입원 1일차: 금식 시작>

입원날 당일 오전에 입원 안내 및 병실 배정을 알리는 전화가 왔다. 1지망인 부인과 병동 1인실에 배정이 됐다.

이날이 일요일이었는데 병원에 와보니 한산한 로비엔 나와 남편을 포함해 캐리어를 들고 모인 사람들만 많았다. 입원수속하는 곳으로 보호자와 가서 몇가지 서류를 작성하고 환자와 보호자 바코드팔찌를 받았다. 캐리어를 들고 줄 서 있으면서 마치 여행 가려고 공항에 줄 서있을 때 생각이 나서 새어나온 웃음이 씁쓸했다.

코로나 시국이라 다른 병원들도 많이들 그러하겠지만 서울성모병원도 병동 출입이 매우 엄격해졌다. 처음에 지정한 보호자를 중간에 교체하는건 불가능하고, 보호자도 병동에 같이 감금된다. 보호자가 지하 편의시설 이용 목적 증으로 병동 외 층으로 이동하려면 병동 간호사스테이션에서 외출증을 발급받아야 가능하다(엘리베이터가 6층에 서고 출입증 검사를 한다).

8층 부인과 병동 1인실 병실에는 화장실 겸 욕실, 데스크탑 컴퓨터, 보호자용 침대가 있는데 침구는 없다. 몇년 전 이 병원 다른 병동에 입원했을 때와 집기 구성은 같다.



다만 그 때는 북향이라 남산과 한강이 보이는 탁 트인 뷰였다면 이번엔 남향이라 서초동 법조타운뷰(...)였다는 점이 차이였달까. 병실 창 밖으로 서울중앙지법, 서울고검이 아주 잘 보였다. 다행히 우리집 보호자 양반의 서초동 라이프 ptsd를 불러일으키는 검은 건물(=중앙지검)은 병실에선 안 보이고 병동 휴게실에서야 아주 잘 보였다.


이동이 제한돼 있다보니 꼭 필요한 걸 챙겨가야 한다. 유용하게 썼던 준비물은 아래와 같다.

-입는 생리대: 수술 후 피가 나와서 꼭 필요.
-세면도구: 수술 후 양치 어려울 수 있으니 가글액도 챙겼는데 나는 통증이 안 심해서 안 씀.
-미스트: 병실이 매우 건조함.
-립밤: 물 못마실 때 입이 말라서 발라줘야 함.
-수건: 병실에 수건이 없고 건조해서 물에 적셔서 널어놓기도 좋음.
-마이비데: 관장할 때 꼭 필요함.
-보호자용 이불, 환자 및 보호자용 베개: 병실에 있는 베개는 매우 딱딱해서 좀 아팠음.
-빨대, 종이컵: 물 마실 수 있는 상태에서 음료 마실 때도, 금식 중 입 마를 때 생수로 입 헹구고 뱉을 때도 꼭 필요함. 막상 챙겨간 스트로캡이랑 텀블러는 거의 안 썼음.
-생수: 병원 매점이나 자판기에 팔긴 하는데, 블랙보리 한병, 생수 한병을 챙겨가 냉장고에 두고 잘 써먹었음.
-퇴원용 원피스: 수술 후엔 배에 닿는 자극을 줄이기 위해 퇴원할 때 입을 옷은 좀 펑퍼짐한 원피스가 좋음.

그 외에 자판기용 현금, 슬리퍼, 마스크, 곽티슈, 물티슈, 옷걸이는 아주 유용했다. 이어폰 및 각종 노트북이나 태블릿, 책 등 심심풀이용품, 수술 후 금식 풀리면 음식이 잘 안 먹힐 걸 대비해 푸딩류나 연한 과일도 챙겨도 좋을 듯.

이날 저녁 식사로 미음이 나왔는데 거의 걸렀고 오후 8시부터 물도 못먹는 금식이 시작됐다.

저녁 식사 이후에 IV(정맥주사) 라인을 잡아주셨다. 이게 주사바늘이 굵어서 꽤 아팠다. 18G(굵기 1.2mm)짜리로 기억하는데 한번에 찔러주시긴 했는데 손목뼈 위라 아프긴 했다.

밤 늦게 처치실에 가서 제모를 했고(부위는 넓지 않았음), 좌약을 넣는 관장을 한번 했다. 좌약을 넣고 최소한 10분 참고 화장실에 가라고 하셨는데 10분이 매우 길었다.

병원에서의 첫날 밤은 그렇게 기진맥진한 상태로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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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기 <3>

in the cloud 2021. 4. 13. 10:43

2021년 3월 19일

<CT결과 및 수술 안내>

두번째 외래는 오후 2시에 잡혀 있었다. 허수영 교수님은 월수금 오전에 외래진료를 보시는데, 오전 일찍부터 시작된 외래 진료를 오후 2시 언저리까지 보고 계신 것 같았다. 이날 ct결과를 보는 날이라 굉장히 긴장한 상태로 병원에 갔다.

진료실에 들어갔는데 슬쩍 본 교수님 표정이 많이 어둡지 않아서 살짝 마음이 놓였다. 로컬 병원에선 마스크 위로도 선생님 표정이 너무 심각해서 이미 심장이 덜컥 내려 앉았었다.

교수님이 ct 사진을 보여주면서 설명을 해주셨는데,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덩어리가 뱃속에 있었다. 무려 17cm였다. 초음파로 봤을 때 사이즈도 컸는데 그보다도 5cm나 더 컸다. 저런게 내 뱃속에 존재하다니...

덩어리가 어마어마해서 헉했는데 정말 다행히도 ct상이나 종양표지자(ca125) 결과로 봤을 때 암이 아닐 가능성이 더 커보이므로 복강경으로 수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교수님이 먼저 말씀을 꺼내셨다. 거대종양이라 복강경으로 진행할 경우 터트려서 빼내야하는데, 만약에 암일 경우엔 터트렸다가 림프 타고 암세포가 번질 수 있으므로 터트려서 빼낼 수가 없다고 한다.

일단 3포트 복강경으로 진행하면서 수술 중 간이 조직검사를 진행할거고(정확도 70% 정도), 조직검사상 암이 아닌 걸로 나오면 그대로 복강경으로 진행하되 암일 가능성이 크다고 나오거나 수술 진행 상황에 따라 필요가 있으면 바로 개복할 수 있다는 얘길 들었다.

그리고 나는 출산계획이 있는 기혼이라 종양이 생기지 않은 한쪽 난소는 아예 건드리지 않고, 종양이 있는 쪽 난소도 수술하면서 가급적 살려보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도 하셨다.

입원 날짜의 경우 개복수술의 경우 이틀 전에 입원시키는 것 같은데, 내 경우엔 우선 복강경으로 진행할 거라 조금 고민하시더니 그래도 이틀 전에 입원하는 걸로 하자고 하셨다.

복강경수술은 아예 기대도 안한채로 ‘가로로 열든 세로로 열든 다 괜찮으니 제발 수술만 잘 해주세요’라는 마인드로 병원에 갔는데 막상 먼저 복강경 얘기를 꺼내시니깐 너무 다행이라 오히려 이때 눈물이 찔끔 나왔다. 진료실 밖에 나오니깐 다리에 힘이 쫙 풀려서 똑바로 서 있기가 힘들었다.

이날 X레이 촬영을 하고, 낮 3시쯤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코로나 검사 결과는 당일 밤 10시반쯤 나왔다. 남편의 검사결과만 오후 8시쯤 먼저 나와서 남편과 함께 “헐 너 왜 늦게 나옴? 혹시...?” 하고 조크를 할 여유도 약간 되찾았다.

이날 병원에서 마취과 선생님도 만났다. 수술 중 전신마취에 대한 안내를 받고, 수술 후 PCA(무통주사)에 대한 안내 및 부작용에 대해서 듣고 몇가지 서명을 했다.

1층 입원수속하는데 가서 입원 예약을 하고 희망 병실 순위를 3지망까지 지정했다. 1지망은 산부인과 병동 1인실, 2지망은 21층 특실, 3지망은 vip실로 했다.

이날은 엄마의 환갑이었다. 그래도 저녁에 가족끼리 식사할만큼의 여유가 약간은 생겼다. 성당에 안 간지도 오래된 주제에 하느님께 감사하다는 기도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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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기 <2>

in the cloud 2021. 4. 13. 09:59

2021년 3월 17일

<서울성모병원 초진 및 CT촬영>

아침 8시반에 서울성모병원에 내원했다. 혹시 당일 검사가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전날 밤 8시부터 금식했고 12시부터는 물까지 금식했다.

예진에서는 가족력이나 생리통, 출산계획 등에 대해 말씀 드렸던 것 같다. 따로 초음파를 다시 찍진 않았고 진료의뢰서에 첨부한 초음파 사진을 교수님 방에 들고 갔다.

교수님께선 초음파 사진만 보고 암이다 아니다 얘기를 잘라 말해주시진 않았다. 그날 하신 말씀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암일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종양의 크기가 매우 크기 때문에(초음파상 12cm) 종양 종류가 무엇이든 수술은 불가피하다
-ct를 일단 찍어보고 종양을 좀 더 자세히 봐야 악성 여부를 알 수 있고 악성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 복강경으로 수술 못하고 확실히 개복으로 해야 한다
-현시점에선 크기 때문에 개복해야할 것으로 보이는데 가로로 열지 세로로 열지도 ct 봐야한다
-ct상 암일 가능성이 크면 가로로 못 열고 세로로 열어야 한다

수술은 어차피 확정적인 상태였어서 첫 외래 때 바로 수술 날짜를 잡았다. 암일지도 모를 가능성, 나이, 종양의 크기 때문에 수술 날짜를 가급적 빨리 잡아주시려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마침 펑크난 슬랏이 그 다음주 화요일(23일)에 있어서 바로 그날로 수술이 잡혔다. 그 다음으로 빠른 수술 시간대는 4월 13일이었는데 그때까지 기다릴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수술 날짜가 바로 다음주라 얼떨떨했지만 다행이다 싶었다.

이 정도 얘기를 듣고 바들바들 떨면서 혈액 및 소변검사, 심전도검사, ct 촬영을 하러 갔다.

진료실 밖으로 나왔을 때 오전 10시쯤 됐던 것 같은데 당일로 급히 잡힌 ct촬영까지 모두 끝내고 나니 오후 2시쯤 됐다.

기진맥진한 상태로 귀가해서 기절했다.

좀 자다가 다시 일어나서 인터넷을 뒤지다가 걱정과 잡생각들로 인해 오히려 정신건강을 해칠 것 같았다.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넷플릭스를 켜고 별그대를 다시 잠들 때까지 봤다.

수요일 오후였다. 다음 외래 진료일인 금요일까지 참 길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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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기 <1>

in the cloud 2021. 4. 13. 09:48

2021년 3월 15일
<산부인과 의원 초진 및 진료 의뢰>

올 초부터 다이어트를 좀 빡세게 해서 슬슬 효과가 날 때가 됐는데도 뱃살이 빠지질 않았다. 평소 생리통이 심하긴 했고 작년 말에서 올 초 사이에 하혈을 두어번 하긴 했지만 워낙 극심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러려니 했었다.

그런데 문득 왜 이리 배만 볼록 튀어나올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네이버에 검색해봤다가 뱃살이나 내과적 질환이 아니라 산부인과 질환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게 됐다. 그게 3월 14일 한밤중이었고 쫄아서 바로 다음날인 3월 15일에 로컬 산부인과 내원했다. 2년에 한번 하는 대학병원 건강검진이 8월에 예정돼 있었는데 그때까지 기다리기가 불안했다.

솔직히 처음에 병원에 갈 때만해도 반신반의했고, 남편이나 나나 “똥배라고 하면 쪽팔려서 어떡하지” 같은 의논을 하고 있었다. 엄마한테 얘기를 할까말까 하다가 엄마랑 겸사겸사 명동 나간 김에 점심이나 먹고 오자 싶어서 얘길했고, 건강염려증이 약간 있는 엄마도 별 문제 있겠냐 싶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따라 나섰다.

그렇게 간 로컬 산부인과에서 바로 초음파를 봤는데, 선생님 얼굴이 매우 급격히+굉장히 어두워지는 걸 보고 ‘아 뭔가 큰 문제가 있구나’ 싶었다.

난소에 굉장히 큰 종양이 있고, “모양이나 크기가 좋지 않다”고 초음파를 보면서 얘기하셨다.

들으면서도 내가 뭘 듣고 있나 싶어서 “네? 조... 종양이라구요?”하고 어버버 거리면서 물었다. 나와야 할 말이 목에 걸려 잘 나오지 않았다. “모양이 나쁘다는게... 혹시 암이라거나 그런 말씀은 아니지요?”라고 물어보는 내 목소리가 어찌나 바들바들 떨면서 간절한지 낯설게 들릴 정도였다.

초음파상으로 septation이 보이는 12cm 정도의 종양이 관찰된다고 했다.

잠시 후 선생님이 진료실로 보호자 불러서 난소암이나 경계성종양일 가능성이 크니깐 바로 대학병원에 가야한다고 말씀하셨다.

산부인과에서 전산상으로 바로 대학병원 진료의뢰 및 예약이 가능했고, 집에서 가까운+평소 다른 과 외래를 보러 다녔던 서울성모병원으로 진료 의뢰를 부탁드렸다. 전산으로 의뢰를 하고 난 후 약 30분 후 서울성모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선호하는 교수님이 있냐고도 물어보길래 지인에게 추천을 받아서 허수영 교수님으로 예약을 했다.

로컬 산부인과에서 긴급하다고 의뢰시 강조를 해주셔서 그런 것인진 모르겠지만 이틀 후인 3월 17일 이른 아침으로 외래 예약이 잡혔다.

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깐 너무 기가 막혀서 눈물도 안 날 정도였다. 30년 조금 넘게 살았는데 암이라니.

옛날에 일할 때 만났던 30대 난소암 환자의 얼굴도 수년만에 갑자기 생각났다. 난소암은 예후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었다.

이 지경이 되도록 손 놓고 있었던 내 자신이 한심했다. 고작 이 정도만 살고 고생스러운 투병을 하고자 지금까지 아등바등했나, 차라리 평생 대충 마음 편히나 살걸, 코로나 시국이고 나발이고 1월 이후에 음주가무라도 마음껏 해볼걸 하는 생각마저 이리저리 뒤섞였다.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는 표현은 누가 만든 말인진 모르겠지만 정말 찰떡 같았다. 진짜 그랬다.

명동 바닥에서 한걸음을 걸을 때마다 너무 힘들어서 다리를 질질 끌어 들어올리듯 걸어 간신히 대로변으로 나가 택시를 탔다.

이 날 엄마가 정말 많이 울었다. 허겁지겁 퇴근한 남편도 눈가가 불그스름했다. 나는 울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우리 둘 다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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