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기 <10>

in the cloud 2021. 4. 13. 11:47


*퇴원 이후

- 퇴원 3일차에 퇴원 후 포비돈스틱으로 첫 드레싱을 했다. 당연히 내가 한건 아니고 요즈음 노고가 큰, 우리집 사는 애가 도와주었다.


느낌적 느낌일뿐이지만, 회복은 잘 되고 있는 것 같았다.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사람 불안하게 배가 쿡쿡 쑤시던 것도 사라졌고, 인튜베이션 때문에 난 기스로 인한 목아픔 증상도 사라졌고, 한참 괴로웠던 가래 끓는 증상도 괜찮아졌다.

- 수술 날짜로부터 약 일주일 후에 외래 진료를 갔다. 수술 부위 통증은 이때쯤엔 거의 없었다. 이날 조직검사 결과를 들어서 악성종양이 아니라는 확인을 최종적으로 들었고 앞으로의 자궁내막증 치료 방향에 대해 교수님과 상의했다. 초음파 검사는 따로 하지 않았고, 수술 부위가 잘 아물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드레싱을 했다. 유착 여부에 대해서도 여쭤봤는데 일단 이번 수술을 하면서 보이는 유착은 없었다. 다만 개복수술보다는 덜하지만 복강경수술의 경우에도 수술의 여파로 추후 유착이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도 안내 받았다.

나는 치료 방향에 대해 아직 확실히 마음을 정하지 못해서 조금 생각해본 후 한달 후로 다시 외래를 잡고 진행하기로 했다.

- 가스통증은 전혀 없었고, 퇴원 후에도 5일 정도는 예고 받은대로 약간의 출혈이 있었다. 5일 후부터는 없어졌다. 수술 후 딱 3주가 지난 현재 수술 부위는 잘 아물어서 딱지가 생겼다.

- 수술 직후엔 복부는 당연하고 전신에 붓기가 좀 있었는데 일주일쯤 되자 붓기가 눈에 띄게 빠졌다. 지금은 배가 쏙 들어갔다. 배변활동엔 문제가 없는데, 나는 금식을 너무 길게 해서 그런가 먹는 양도 식욕도 많이 줄었다. 원래 먹던 양의 1/3 내지 1/2 밖에 못 먹는듯. 종양 크기도 커서 그런지 체중은 6kg 가까이 줄었다.

- 다만 체력이 많이 떨어진게 체감된다. 지금은 수술 직후보다는 나은데 여전히 가끔은 낮잠도 자 줘야하고 조금 움직이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쉬어줘야 한다. 수술 전에 러닝이나 필라테스 같은 운동을 거의 매일 했었는데도 불구하고, 체력저하가 이렇게 단시간에 체감되는 것도 처음이다. 아마 못 먹어서 더 그런 것 같다. 그래도 차차 나아지겠지.

- 코시국이라 병원 내 이동은 매우 제한돼있었다. 면회는 당연히 안되고, 지정보호자 1인만 병동에 상주할 수 있었고 중간에 보호자 교체도 안 됐다. 환자의 층간 이동은 금지됐고 보호자는 출입증을 받아야 주차장이든 지하 편의시설이든 이용할 수 있었다. 불편시국에서 1등 보호자로 활약한 우리 집 애한테 진짜 잘해줘야겠다. 병원에도 못 와보고 맘 졸인 엄빠 속도 이제 썩이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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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ix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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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기 <9>

in the cloud 2021. 4. 13. 11:39


2021년 3월 26일

<입원 6일차: 드디어 퇴원!!>

아침은 일반식이 나왔고 오전 9시쯤 드레인(배액관)을 제거했다.

수술 부위가 생각보다는 덜 아팠던 것에 비해 생각보다 헉했던 순간은 배액관 제거할 때였다. 주치의쌤이 “좀 아프실 수 있어요”라고 한 것과 달리 아픈 게 아닌 생전 처음 느껴보는 종류의 감각이었다. 뱃가죽의 어느 한 점을 향해 내장을 건드리며 훑어내는 느낌이랄까...? 생각보다 그 느낌이 오래 지속되길래 실눈을 뜨고 아래를 슬쩍 봤는데 주치의쌤이 여전히 관을 슬슬 천천히 당기고 있길래 다시 눈을 질끈 감았다(빨리 당기면 드레인 관이 배 안에서 끊어지는 사태가 날 수 있다고 함). 배액관 빼고 드레싱을 하면서 병원에서의 모든 처치가 마무리 됐다.

배액관 뺀 후에 스태플러로 찍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는데, 내 경우엔 안 찍었다. 대신 고정용 테이프를 붙여주시고 그 위에 방수패치를 붙였다. 해프닝이 있었는데, 드레인 뺀 부위에서 난데없이 핏물이 조금 비쳐서 방수패치 위로도 보였다. 간호사 선생님한테 말씀 드렸더니 “주치의 선생님이 보실건데 어쩌면 그 부분만 ‘한땀 떠야’ 할 수도 있어요”라고 해서 급쫄았다. 다행히 드레싱해주신 주치의 선생님이 다시 처치실로 불러서 부위를 다시 살피고 테이프 새 걸로 다시 붙인 후에 그 위에 방수패치 붙였더니 핏물은 멎었다.

아, 방수패치는 복강경 수술시 쨌던 다른 수술 부위 두 곳에도 같이 붙여주셨다.


수납 문자를 받은 후에 보호자가 수납을 했고, 간호사선생님이 오셔서 퇴원 후 생활에 대해 안내를 하고 외래 진료일을 알려주셨다.

병동에 계신 선생님들께 인사를 한 후에 퇴원을 했다.

꼭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만 앞으론 정말 아프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허수영 교수님, 김세진 선생님을 비롯한 의사쌤들, 간호사쌤들이 다 너무 좋으셨던 덕에 갑자기 닥친 입원 및 수술을 겪고도 잘 이겨낼 수 있었다. 허수영 교수님은 외래 때부터 궁금한 내용들 다 알려주시고 질문에도 대답을 정말 친절+상세+명쾌하게 해주셨다. 잘 낫고 있는 걸 보니 수술도 아주 잘 해주신 것 같다.

병원에도 못 와보고 마음고생한 엄빠한테도 효도하고 입원기간 동안 같이 감금돼서 고생한 우리집 애한테도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을 아주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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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ix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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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기 <8>

in the cloud 2021. 4. 13. 11:27


2021년 3월 25일

<입원 5일차: 수술 다다음날+퇴원 실패>

새벽에 잰 체온도 정상이었고 가스통증도 없었고 수술 부위 통증도 심하지 않아서 몸이 상당히 가벼워졌다. 다만 새벽에 오신 간호사 선생님께서 피주머니 양이 조금 많다는 얘길 스치듯하셨는데, 전날 운동을 많이하면 조금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이셔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전날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당연히 이날 퇴원할 줄 알고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짐도 모두 싸뒀다.

그런데.... 아침 8시반쯤 주치의 선생님이 오시더니 배액관에서 핏물이 아직 많이 나와서 퇴원을 하루 미뤄야할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주셨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피주머니를 비우시면서 양을 체크하고 교수님이 그 추이를 보면서 퇴원을 결정하신다고 한다. 배액관을 빼도 핏물이 살짝 나는 정도는 그냥 몸 안에서 흡수되는데, 나처럼 많이 나오는 경우엔 배액관 뺀 구멍 틈으로 핏물이 계속 샐 수 있다고 하셨다. 따라서 교수님이 퇴원을 보류하신 거였다.

많이 걸어서 안 나올 피가 더 난건 아니고 어차피 나올 피가 나오는 거라고도 하셨다.

다소 허무하게 아침식사를 했다. 이때부턴 보호자식과 같은 일반식이 나왔다. 여전히 입맛은 없었다(그리고 이 글을 쓰는 2021년 4월 13일 오전 현재까지도 입맛이 돌아오지 않았다).

아침식사 후에는 수액을 빼면서 무통주사도 제거했다. 무통 빼고나서 혹시 수술 부위 아플까봐 걱정했는데 이렇다할 통증은 딱히 없었다. 계속 걷기 운동은 하라고 하셔서 열심히 걸었다. 체력이 떨어진건 체감이 됐다. 병동 한바퀴를 도는데 숨이 차서 다시 들어가서 꿀잠을 한참 자야 회복이 될 정도였다.

그런데... 딱 퇴원 연기 통보를 받고나니깐 거짓말처럼 피가 거의 안 나왔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혹시 오후 퇴원 가능할지 교수님께 문의해드릴지 물어보셨는데, 불안해서 그냥 다음날까지 있겠다고 했다.

저녁 때 한일전 축구를 틀었는데 정말 못하더라. 혈압 오르면 출혈 생길 수 있다는 의사 친구의 농반진반 조언을 들었다.

그렇게 또 하루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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