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기 <8>

in the cloud 2021. 4. 13. 11:27


2021년 3월 25일

<입원 5일차: 수술 다다음날+퇴원 실패>

새벽에 잰 체온도 정상이었고 가스통증도 없었고 수술 부위 통증도 심하지 않아서 몸이 상당히 가벼워졌다. 다만 새벽에 오신 간호사 선생님께서 피주머니 양이 조금 많다는 얘길 스치듯하셨는데, 전날 운동을 많이하면 조금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이셔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전날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당연히 이날 퇴원할 줄 알고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짐도 모두 싸뒀다.

그런데.... 아침 8시반쯤 주치의 선생님이 오시더니 배액관에서 핏물이 아직 많이 나와서 퇴원을 하루 미뤄야할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주셨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피주머니를 비우시면서 양을 체크하고 교수님이 그 추이를 보면서 퇴원을 결정하신다고 한다. 배액관을 빼도 핏물이 살짝 나는 정도는 그냥 몸 안에서 흡수되는데, 나처럼 많이 나오는 경우엔 배액관 뺀 구멍 틈으로 핏물이 계속 샐 수 있다고 하셨다. 따라서 교수님이 퇴원을 보류하신 거였다.

많이 걸어서 안 나올 피가 더 난건 아니고 어차피 나올 피가 나오는 거라고도 하셨다.

다소 허무하게 아침식사를 했다. 이때부턴 보호자식과 같은 일반식이 나왔다. 여전히 입맛은 없었다(그리고 이 글을 쓰는 2021년 4월 13일 오전 현재까지도 입맛이 돌아오지 않았다).

아침식사 후에는 수액을 빼면서 무통주사도 제거했다. 무통 빼고나서 혹시 수술 부위 아플까봐 걱정했는데 이렇다할 통증은 딱히 없었다. 계속 걷기 운동은 하라고 하셔서 열심히 걸었다. 체력이 떨어진건 체감이 됐다. 병동 한바퀴를 도는데 숨이 차서 다시 들어가서 꿀잠을 한참 자야 회복이 될 정도였다.

그런데... 딱 퇴원 연기 통보를 받고나니깐 거짓말처럼 피가 거의 안 나왔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혹시 오후 퇴원 가능할지 교수님께 문의해드릴지 물어보셨는데, 불안해서 그냥 다음날까지 있겠다고 했다.

저녁 때 한일전 축구를 틀었는데 정말 못하더라. 혈압 오르면 출혈 생길 수 있다는 의사 친구의 농반진반 조언을 들었다.

그렇게 또 하루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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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ix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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