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가 7일자 뉴욕타임스에 <While the US Talks of War, South Korea Shudders>란 제목의 칼럼을 썼다.


https://www.nytimes.com/2017/10/07/opinion/sunday/south-korea-trump-war.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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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 킬링파트는 바로 이 문단이다.

To the South Korean government, which speaks only of a solution of dialogue and peace in this situation of sharp confrontation,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has said, “They only understand one thing.” It’s an accurate comment. Koreans really do understand only one thing. We understand that any solution that is not peace is meaningless and that “victory” is just an empty slogan, absurd and impossible. People who absolutely do not want another proxy war are living, here and now, on the Korean Peninsula.

작가가 언급한 미국 대통령의 멘트, They only understand one thing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적은 말이다.




트럼프의 트윗에서 문맥상 that their task of appeasement의 their은 한국, 즉 남한 혹은 한국 정부다. 그러나 한강 작가가 칼럼에서 인용한 멘트인 they only understand one thing이라는 문장은 다르다. 아무리 봐도 여기서 they는 appeasement 노력을 헛수고로 만드는 북한을 의미한다.

그런데 한강 작가는 이 문장을 오독해 they를 한국 국민으로 해석했고, 이에 따라 칼럼에서 we do really understand- 같은 문장을 쓴 것으로 보인다.

작가가 칼럼에 적은 문장에 주어로 등장한 we 혹은 koreans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등장한 they, 즉 북한을 포함한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평화가 아닌 그 어떤 해결책도 의미가 없고, ‘승리’는 터무니없고 불가능하며 공허한 슬로건일 뿐이다”라고 주장하는 주체에 과연 북한이 들어갈진 모르겠지만.

만약 they를 헷갈린 거라면 명백한 오독이 빚어낸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해프닝이 아닐 수 없다.

이 칼럼은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를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가 번역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한 작가는 그렇다 치고 영어 원어민인 번역가마저 칼럼에 인용된 멘트를 한번쯤은 찾아보고 확인해볼만한데, 좀 실망스러운 실수다. 하긴 ‘채식주의자’나 ‘소년이 온다’를 통해 본 데보라 스미스의 번역은 실망스러웠다. 그의 영어 문장은 나무랄데없이 유려했고, 영어 번역본은 걸리는 표현 없이 술술 읽을 수 있었지만, 한국어의 주어 생략이나 관용적 표현 등을 이해하지 못해 전혀 엉뚱한 문장을 풀어놓은 것도 여럿 봤다(생략된 주어를 이해하지 못해서 행동의 주체를 바꿔버리는 것마저 번역문학적 허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Posted by Alix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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