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I.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2019. 1. 7.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서울시향 2019시즌 실내악 시리즈 첫 공연인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공연에 다녀왔다.
1부는 바이올린 독주로 진행됐고, 레퍼토리는 JS바흐의 무반주 파르티타 2번과 소나타 3번이었다.
사실 평소에 잘 듣지도 않는 바흐인데도 불구하고 요며칠 하루하루 사는데 바쁘단 핑계로 예습도 못하고 가서 좀 걱정이 됐는데 딱히 그럴 필요가 없었다.
힐러리 한이나 하이페츠처럼 자로 잰 듯 똑 떨어지는 연주 좋아하면 별로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만, 피리부는 사나이한테 홀린 느낌이었다. rules the stage한다는 말이 생각남. 교회당에서 하는 바흐(물론 이 곡들이 종교 음악은 아니다만) 곡치고 되게 섹시했다ㅋㅋ
특히 좋았던 부분은 파르티타 4,5악장과 소나타 2악장의 푸가. 지그에서 들었다놨다 쩔었고 샤콘느할때 공연장소가 적당한 에코가 있어서 그런가 진짜 비장했다. 숨도 조용히 쉬게끔.
서울시향 멤버들이랑 같이 한 2부는 드보르작 퀸텟 3번이었고, 5명이 연주함에도 굉장히 풍성하고 약간 쏘울마저 느껴지는 연주였다. 오늘 정말 버릴 곡 하나 없이 다 좋았지만 이 퀸텟 피날레에 홀딱 홀려버림.
공연장이 교회 건물 특유의 에코가 있어서 그런가 더 풍성하고 화려하게 들리기도 했다.
테츨라프 올해 공연 몇번 더 있는데 꼭 실연 보고싶다. 살기 바빠서 예매 안했는데 일단 해놔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실내악 시리즈는 매진이네ㅠ 음반보다 실연이 오지는 연주자라고 생각이 들었다.
기타1)
관크에 이제 기대를 내려놔서 그런가 오늘은 그다지 심하다고는 못느꼈다. 가령 음악의 숨이 죽기 전(?) 우레같이 터져나오는 브라보는 첫곡 파르티타 말고 없었다. 다만 파르티타 중간에 장장 5분가까이 15열쯤에서 열심히 기침하던 분은 진짜 청각 강탈이었다. 몇번 앞에 적었지만 성당 건물이라 작은 소리도 증폭되는거 같기도 하고, 공연장이 작아서 큰 공연장에서 관크가 희석되는 효과 따위 없음. 따라서 중간에 가방 떨어뜨린 사람 퍽!! 하는 소리도 피아니시모 도중 적나라하게 들림.
그리고 9열에 앉아있던 남자 분 하나는 내 근처에 앉아있었는데 1부 앵콜 도중 뚜벅뚜벅 나가서 여자분인 일행을 데리고 들어옴.
기타2)
공연장은 예뻤고, 유럽 가면 이런 성당이나 교회에서 하는 공연 좋아해서 일부러 찾아다녀서 분위기 자체는 몹시 좋았다. 근데 점점 추워졌고, 단차라곤 1도 없어서 앞자리라도 목 빼고 봐야해서 몹시 아픔. 점점 허리도 아파짐. 소리는 이 성당 공연 가본 적이 없어서 걱정했으나 기대 이상이었다.
기타3)
TMI지만 얼마전에 하콘 가서 본 양인모도 왔었다. 테츨라프 대기실에서 보고 왔는지, 공연 끝나고 좀 있다가 나와서 팬들이랑 찰나의 팬미팅?을 마치고 귀가하는 모습을 목격함.
기타4)
오늘 공연 프로그램북에서 발췌한 막짤. 매일 1시간만 연습 부분에서 다소 울컥했으나 공연 보고나니 드는 생각은 될놈될
@Seoul Anglican Cathedr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