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cloud

수술 후기 <9>

AlixJ 2021. 4. 13. 11:39


2021년 3월 26일

<입원 6일차: 드디어 퇴원!!>

아침은 일반식이 나왔고 오전 9시쯤 드레인(배액관)을 제거했다.

수술 부위가 생각보다는 덜 아팠던 것에 비해 생각보다 헉했던 순간은 배액관 제거할 때였다. 주치의쌤이 “좀 아프실 수 있어요”라고 한 것과 달리 아픈 게 아닌 생전 처음 느껴보는 종류의 감각이었다. 뱃가죽의 어느 한 점을 향해 내장을 건드리며 훑어내는 느낌이랄까...? 생각보다 그 느낌이 오래 지속되길래 실눈을 뜨고 아래를 슬쩍 봤는데 주치의쌤이 여전히 관을 슬슬 천천히 당기고 있길래 다시 눈을 질끈 감았다(빨리 당기면 드레인 관이 배 안에서 끊어지는 사태가 날 수 있다고 함). 배액관 빼고 드레싱을 하면서 병원에서의 모든 처치가 마무리 됐다.

배액관 뺀 후에 스태플러로 찍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는데, 내 경우엔 안 찍었다. 대신 고정용 테이프를 붙여주시고 그 위에 방수패치를 붙였다. 해프닝이 있었는데, 드레인 뺀 부위에서 난데없이 핏물이 조금 비쳐서 방수패치 위로도 보였다. 간호사 선생님한테 말씀 드렸더니 “주치의 선생님이 보실건데 어쩌면 그 부분만 ‘한땀 떠야’ 할 수도 있어요”라고 해서 급쫄았다. 다행히 드레싱해주신 주치의 선생님이 다시 처치실로 불러서 부위를 다시 살피고 테이프 새 걸로 다시 붙인 후에 그 위에 방수패치 붙였더니 핏물은 멎었다.

아, 방수패치는 복강경 수술시 쨌던 다른 수술 부위 두 곳에도 같이 붙여주셨다.


수납 문자를 받은 후에 보호자가 수납을 했고, 간호사선생님이 오셔서 퇴원 후 생활에 대해 안내를 하고 외래 진료일을 알려주셨다.

병동에 계신 선생님들께 인사를 한 후에 퇴원을 했다.

꼭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만 앞으론 정말 아프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허수영 교수님, 김세진 선생님을 비롯한 의사쌤들, 간호사쌤들이 다 너무 좋으셨던 덕에 갑자기 닥친 입원 및 수술을 겪고도 잘 이겨낼 수 있었다. 허수영 교수님은 외래 때부터 궁금한 내용들 다 알려주시고 질문에도 대답을 정말 친절+상세+명쾌하게 해주셨다. 잘 낫고 있는 걸 보니 수술도 아주 잘 해주신 것 같다.

병원에도 못 와보고 마음고생한 엄빠한테도 효도하고 입원기간 동안 같이 감금돼서 고생한 우리집 애한테도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을 아주 많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