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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기 <7>

AlixJ 2021. 4. 13. 11:21

2021년 3월 24일

<입원 4일차: 수술 다음날>

다음날 아침부터 물을 마시게 되자 컨디션이 급격히 좋아지기 시작했다. 오전 9시쯤 폴리카테터(소변줄)를 빼주셨는데 많이 아프진 않았다. 2시간쯤 지나서 소변도 제대로 봤다. 이때쯤 열도 36.7도 정도로 떨어졌다.

오전 11시부터는 병실 안을 조금씩 걸어다니기 시작했다. 배가 땡기긴한데 허리를 못 펼 정도는 아니었다.

점심으로는 쌀알 형체가 없는 미음, 계란찜, 동치미 국물 등 유동식이 나왔다. 기운이 없긴 했는데 배가 고프진 않았고 거의 먹히진 않았다.

점심 식사 후엔 복도 밖으로 나와서 한시간에 한번씩 8층 병동을 돌았다.

회진 때는 종양의 크기가 매우 컸으며, 그 정체는 다행히 악성 종양은 아닌데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초콜릿종양인 것으로 보이고 물혹 안에 초콜릿 종양이 들어가 있어서(?) 초음파상 악성종양에 나타나는 격벽으로 보였을 거란 얘기를 들었다. 그 외에도 작은 물혹과 자궁근종 등이 있어서 모두 제거했다는 결과를 전달 받았다.

경과가 괜찮은 것 같으니 다음날 퇴원할 수 있겠다는 얘기를 들었다(반전이 있다ㅠ). 다만 오후가 되도록 가스가 안나와서 간호사 선생님께 여쭤보니 보통 수술 다음날 저녁때쯤 가스가 많이 나온다고 하셨다. 열심히 병동을 돌았더니 저녁 때쯤 가스가 나왔다.

저녁 식사는 쌀알 형체가 있는 죽이 나오긴 했는데 역시 넘어가질 않았다. 간호사 선생님께 물어보고 쁘*첼 푸딩과 주스를 대신 먹었다. 역시 사제가 맛있었다.

제법 정신을 차리고 엄마랑 통화도 하고, 외국에서 와보지도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른 아빠랑 보이스톡도 하고, 친구들이랑 낄낄거리며 카톡도 했다.